날씨가 갑자기 추워졌다.
아침 최저 기온이 -2도까지 내려간다고 한다.
어제 대비 무려 10도 정도 차이가 난다.
절기를 보니 11/7일이 입동이었고, 11/22일이 소설이라고 한다.
입동과 소설 사이다.
입동이 겨울의 초입이라는 것이고, 소설이 첫눈이 올 때쯤이라는 것이니, 얼추 절기랑 맞는 날씨겠다.
24 절기
절기는 24 절기다. 1년 365일에 24개의 절기가 있는 것이니, 대략 15.2일마다 하나의 절기가 있는 것이다.
15일도 아니고 15.2일이라니 좀 이상하다.
24 절기는 약 2400년 전 중국 주나라에서 처음 만들어졌다 한다.
2400년 전이면, 기원전 3~4세기 정도이고,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고구려, 신라, 백제가 있던 삼국시대겠다.
대부분의 사람이 절기를 음력 기준으로 알고 있으나 그렇지 않다. 그럼 양력 기준인가?
24 절기는, 처음 주나라 때는, 1년 365일을 가능한 일정하게 24개로 나눠서 각 절기를 부여했다 한다.
해가 가장 긴 때, 즉 태양에 의한 장대의 그림자가 가장 긴 때를 '동지'로 정하고,
동지를 기준으로 해서 그다음 해 동지까지의 기간을 24개로 나누는 방법을 썼다.
처음에는 이렇게 했으나, 중국 청나라 때 서양의 천문학의 영향을 받아 만들어진 '시헌력'을 사용하게 되면서,
365일을 24개로 공평하게 나누는 것이 아닌, 실제 태양의 황도(하늘에서 태양이 지나가는 위치를 나타내는 선)를 24개로 나눠서 각 절기에 부여했다 한다.
지구의 공전
태양의 황도라는 것은, 지구가 태양 주위를 공전하기 때문에 생기는 거다.
지구는 태양 주위를 정확한 원을 그리면 돌지 않는다. 타원 형태이다.
공전을 할 때 타원궤도에 따라 지구와 태양과의 거리가 달라지게 되고, 이는 공전 속도가 타원궤도의 위치에 따라 달라지게 된다.
따라서, 황도의 한 바퀴인 360도를 24개로 나누면, 한 절기다 15도 씩 되는데, 이 15도씩 이동하는 데 걸리는 기간은 지구가 어느 타원궤도에 있는가에 따라 다르다.
지구는 태양이 두 중심점 중 하나에 위치하게 되는 타원 위를 움직인다.
우리나라가 위치한 북반구를 기준으로 했을 때, 여름에는 가장 멀리 있게 되고, 겨울에는 가장 가깝게 된다.
겨울에 지구가 태양과 가장 가깝게 될 때, 공전 속도가 제일 빠르다.
공전이 이루어지는 것은 인력과 원심력이 같은 상황에서 이루어지는 건데, 태양과 가까워져서 인력이 커지면 원심력도 커져야 평행이 이뤄져서 공전이 유지된다. 원심력이 커진다는 것은 속도가 빨라진다는 얘기다.
24 절기 기간이 다른 이유
다시 24 절기로 돌아와서,
이 처럼 지구가 어느 타원궤도에 있는지에 따라 공전 속도가 달라지기에, 15도를 움직이는 기간이 달라지게 된다.
겨울에는 속도가 빠르니 15도를 빠른 기간에 돌 수 있다.
겨울에는 절기 간격이 짧게 되는 거다.
24 절기와 날씨
24 절기는 주나라때 처음 만들어졌다고, 위에서 얘기한 바 있다.
그러다가 청나라 때 '시헌력'이 만들어지면서, 24절기 간격은 태양의 황도를 15도씩 나눈 기간으로 정했다고 했고.
그런 연유로 시헌력에 의한 절기는, 각 계절마다 조금씩 그 기간이 다르다. 겨울에는 짧고, 여름에는 길다.
우리나라는 조선시대인 17C 효종 때 시헌력에 의한 역법을 도입했다.
'시헌력' 방법에 의해 24 절기의 간격이 조금 변화 있기는 하나, 그 차이는 미미하다. 1~3일 정도 차이다.
따라서, 현대의 24 절기에 붙어 있는 명칭은, 2400년 전 주나라의 날씨를 기준으로 메겨졌다고 해도 무방하겠다.
주나라의 날씨
주나라는 현대 중국의 '화북' 지방이 중심인 나라다.
수도는 여러 번 옮겼는데, 대표적으로 호경과 낙읍이 있다. 현대 지명으로는 시안과 뤄양이다.
시안과 우리나라 서울의 올해 11월 기온을 보면 유사하다.
우리가, 24 절기가 항상 좀 빠르다고 느끼는데, 예를 들어 절기 상으로는 '소설'인데 눈은 아직 안 오고 하는 건데,
위 조사 결과로만 보면, 24절기가 중심으로 하는 '지역'이 문제가 아니라 2400년 전 날씨보다 현대가 좀 더 따뜻해진 게 아닌가 하는 추측을 해본다.
역법의 원리 분석
24 절기, 시헌력, 동지의 측정 방법, 음력의 비밀 등 이러한 것은 필자가 관심 두고 지식을 모아 왔던 분야다.
이러한 분야에 대해 관심을 두게 된 것은, 태양력을 우리나라의 음력으로 변환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1990년의 일이니 약 34년 전 얘기다.
인터넷이 나오기 전이니, 지식을 찾기가 힘들었다.
그때 발견해서 공부했던 책이 "역법의 원리분석"이란 책이다.
내가 원하던 거의 모든 역법의 원리가 이 책에 있었다. 그때의 기쁨이란!!!!
아직도 우리나라의 음력을 그냥 달의 운동을 기준으로 해서 만들었다고 생각하고, 24 절기는 음력을 기준으로 만들어졌다고 생각하고, 음력은 양력에 비해 부정확하다고만 알려지고 있고, 더 깊이 알려고도 하지 않는 게 현재 우리나라 사회의 현실이다.
뭐 사실, 그게 그리 중요한 게 아닐 수도 있다. 그걸 알았다고 주식 투자하는 데 더 도움 되는 것도 아니고, 월급이 더 오르는 것도 아니다.
그저 그렇다는 얘기다.
이제 겨울이 왔고(입동), 머지않아 눈이 올 거라는 얘기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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